가장 좋은 것은 SK의 자체 징계 잡소리


이번에 윤길현 선수 파문은 꽤 파장이 크다. 엠팍과 DC 그외 야구 커뮤니티의 반응은 상상을 뛰어넘은 분노와 실망을
보여주고 있다. 비단 윤선수 하나를 지목했다기 보다는 그간 보여준 SK 구단의 이미지와 합쳐져 한국 야구계에서 다시 없을
공공의 적이 되어 가고 있다.

KBO는 매우 당황스러운 눈치다. 롯데의 선전과 맞물린 2008년 야구의 흥행 불씨에 이번 사태가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되지 않
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윤선수의 퇴출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홈페이지, 윤선수의 싸이는 폐쇄되었다.
그렇다고 KBO가 징계를 할만한 명분도 없다. 그 '괘씸죄'를 묵과하기도 어렵지만 실제로 공을 맞춘것도 아니며 게임의 흐름을
명백히 방해하지도 않았고 심판과 관중들에게 대든것도 아니다. 실제로 혼자서 욕설을 하거나 볼멘소리를 한 선수는 윤선수
이전에도 있었으며 만약 징계를 내린다면 SK구단의 반발도 분명 있을 것이 틀림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가장 보기좋고 모두가 납득할만한 결과가 되려면 김성근 감독님과 구단이 직접 윤선수에게 자체 징계를 내리는
방안이다. 한 3경기나 5경기 정도의 출장 금지를 요하는 판결이면 좋을 듯 싶다. SK에게 그정도 패널티야 1위 수성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판단이며 성난 팬심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 될 것이다. 물론 구단차원의 공식 사과문과 기아 선수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사과가 동반되어야 함은 틀림없다.

사실 이번 3연전, 아니 2008년 패넌트레이스에서 SK가 받아온 여러가지 오해와 편견도 SK의 입장이라면 어느정도 공감이 간다.
이번 3연전에서 김재현과 박재홍 등의 간판 선수에게 심심치 않게 위협성 공이 날아왔으며 그 전날 조동화 선수의 '사자후'라고
알려진 사건도 기아 응원단장의 어처구니없는 오해에서 시작되었다. (그 후 기아 응원단장은 아니면 말고, 담부터 조심하라구.
라는 무책임한 대응으로 넘어갔다.) SK의 2루 수비도 이제는 큰 무리가 없으며 빈볼이 많다는 오해도 사실 올해 SK는 분명히
많이 맞춘 팀이 아니고 많이 맞은 팀이었다. 물론 이런 삐딱한 시선이 SK의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1위 독주라는 부러움에 더해
져 다른 팀이라면 넘어갈 문제도 SK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번에 구단차원에서 징계를 내린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지 모른다. 김성근 감독님은 그때 2군으로 내려보낸 조영민 선수에게
실망한 이유가 알려진 기사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동업자 정신은 없는가, 이기면 장땡이란 말인가. 이런 이야기들 말이다. 난
그 이유 하나 때문에 결코 김감독님이 조영민 선수를 내려보냈을거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120구를 던지게 한것도 전날 접전으로
불펜가용인원이 거의 없었고 선발 수업을 착실히 받은 조영민 선수에게 120구는 혹사나 방치까지의 투구수도 아니었다. 그러나
김감독님의 마인드, 그리고 SK덕아웃의 분위기상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승리라는 등식이 감지된다. 덕아웃에서도 동료와
잡담을 나누며 웃거나 9회에도 윤선수를 기용한 사실이 그 반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정말 곤란하다. 전장에서 예의를
찾는 일은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리그는 겨우 8팀이다. 다른팀, 다른 선수, 타팀 팬을 의식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혼자 야구하는게 아니지 않는가. 그들만의 리그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럴때 보여주는 1위팀의 넉넉한 여유가 앞으로의 구단
이미지에 얼마나 플러스가 될지 한번쯤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윤선수는 젊고 장래가 있는 선수다. SK는 앞으로도 꾸준히 2000년대 후반의 왕조를 노릴만한 팀이다. 좀 더 큰것을 지키기 위해
작은 자존심은 부디 잊어버리기를 바란다. 결국 야구는 사람들끼리 하는 것이다. 공놀이에 시발 네발 찾을 필요가 없다.
솔직히 요즘 대한민국 돌아가는 분위기에 야구빼면 뭐 볼게 있는가. 제발 야구판에서는 좋은 일 멋진일만 생겼으면 한다.
김감독님이 대신 사과하고 먼저 매를 든다고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SK선수들에게 보여주는 '야신'의 또다른 모습을
이번 기회에 다른 팬들에게도 보여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미 김감독님은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이 아니던가.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NBA에 이런 일화가 있다. 래리브라운 감독은 앨런 아이버슨과의 불화로 유명한 NBA를 대표하는 꼰대
감독이다. 그러나 그런 브라운 감독이 지휘한 디트로이트가 동부 결승에서 인디애나와 붙게 되었다. 당시 인디애나는 인디애나의
상징이자 '밀러 타임'의 주인공인 레지밀러의 은퇴를 앞두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고 레지 밀러의 은퇴가 현실로 다가왔을때
브라운 감독은 종료전 의도적인 작전타임을 지시했다. 그 시간동안 레지밀러는 남은 시간을 모든 동료와 관중의 축복속에 눈물을
흘리며 보낼 수 있었고 디트로이트의 선수들도 한결같이 역사에 남을 클러치 슈터의 은퇴를 축복했다.

그게 바로 원로 감독의 멋이다. 그게 바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다. 김성근감독님의 도량을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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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길현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징계는... 2008/06/16 23:28 #

    윤길현. 그러고도 프로냐?-_- by blueday28님도대체 윤길현이 왜 검색 순위에 갑자기 떴나 궁금했는데, 이런 사건이 있었군요. 개인적으로 최경환 선수는 두산 시절부터 참 좋아했는데, 참 당황스러웠겠습니다. 나이차도 장난이 아니고... 특히, 삼진을 잡고 나서의 제스쳐는 경솔의 극치였던 것 - 어리다는 표현 밖엔... - 같습니다. 보는 제가 당황스럽더군요. 매일 식빵으로 연명할 것도 아니고...SK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 more

덧글

  • Racha 2008/06/17 10:38 # 삭제 답글

    글을 참 젊잖게 잘쓰셨네요. 대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도 SK 가 이렇게 되는데 일조를 많이 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 이루릴 2008/06/25 22:55 # 답글

    Racha님//김성근 감독님이 그래도 많이 물러나신듯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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